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대한 민국 갑중의 갑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 대변인이 정상 회담 수행차 미국까지 가서 교포를 상대로 어설프게 갑질하다가 개망신을 당한 것이다. 뉴스에 따르면 21세 교포 인턴 여성의 엉덩이를 허락없이 만졌다(grabbed buttocks without her permission)고 한다. 이 뉴스를 보고 떠오른건 바로 앨리맥빌 시즌 1회 첫 에피소드다. 로펌에서 신입 변호사로 들어온 앨리 맥빌의 엉덩이를 선배 변호사가 움켜쥔 것이다.
이에 앨리 맥빌은 지극히 당연하게도 회사 디렉터에게 일러 바쳤고, 선배 변호사는 그 자리에서 짤린다. 아니, 짤리는 줄 알았다. 그러나, 선배 변호사는 자신은 OCD(Obsessive–compulsive disorder) 를 앓고 있는 환자라 엉덩이만 보면 자신도 모르게 주무르게 되는 것 뿐이라 억울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걸겠다고 으름장 놓는다. 이에 그를 상대하는 것보다 앨리 맥빌을 상대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디렉터가 사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이자 앨리가 회사와 그를 상대로 소송을 건다. 그러나 노련하며 법의 허점을 더 잘 알고 있는 선배 변호사의 유죄를 주장하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다. 이젠 아예 자신의 병을 증명하듯 사무실 내 모든 여자의 엉덩이를 만지고 다니고, 사람들로 하여금 그건 병일 뿐이라고 믿게 한다. 열에 받친 앨리는 결국 그 회사를 때려치고 나와 다른 로펌에 들어간 후, 소송을 계속하여 에피소드가 끝나기전에 멋지게 한 방 먹이고 승소한다. 선배 변호사의 OCD 주장은 역시 말도 안되는.. 진실을 왜곡(manipulate the fact)하려는 시도였을 뿐이다.
재미있는 건 이번 건에서도 진실을 왜곡하려는 시도가 보인다는 점이다. 자칭 보수 언론이니, 논객이니 하는 자들의 발언들이 재미있다. 피해자를 꽃뱀으로 매도하듯 표현하거나, 애초에 뉴스의 발단이 된 미씨USA 를 무슨 좌파 소굴로 언급해서 신빙성을 떨어뜨려보려는 수작들이다.
윤창중 성추행?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뉴데일리)
변희재 윤창중 옹호성 발언에 네티즌 “이런 변이”(데일리안)
아마 한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피해자만 고스란히 꽃뱀 누명 써야했을지 모르겠으나, 교포 자녀로 1.5세인 미국 시민권자를 건드려 놨으니 벗어나는게 아마 쉽진 않을거다. 이번 일로 피해자도 많이 당황했겠지만 씩씩하고 당당하게 (앨리 맥빌처럼) 윤창중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바란다.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 자체가 창피한 노릇이지만 갑을병정 놀이에 기둥 뿌리 썩어들어가는 줄 모르는 한국 사회가 정신차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업데이트]
윤창중 “술자리 운전기사 동석, 성추행 어떻게 하나”(3보)
윤창중 “모든 건 사실무근” 기자회견문 전문
아니나 다를까 이런식으로 흐르고 있다. 진실 아홉에 거짓 하나를 섞으면 100% 진실보다도 더 진실처럼 들릴 수 있다. 이젠 정말 피해자가 꽃뱀이고, 윤창중이는 함정에 빠진 것일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 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마치 앨리 맥빌의 선배 변호사가 자신의 말도 안되는 OCD 주장을 뒷받침하려고 사무실내 모든 여자의 엉덩이를 만지고 다니자 이젠 그들 사이에서조차 정말 병을 앓고 있나 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왔던 것처럼.